[오늘의 설교] 내려놓으니 이렇게 좋은 것을

입력 2023-03-25 03:07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삭개오는 ‘순결하다’라는 뜻을 가진 이름입니다. 그 이름 속에는 이 땅에서 순결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길 바라는 부모의 큰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삭개오는 부모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가장 멸시했던 부류 중 하나인 세리, 그중에서도 부유한 도시 여리고의 세리장이 됐습니다. 그는 동족 유대인들로부터 민족의 반역자요, 가난한 동족을 착취하는 매국노로 취급받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삭개오는 그렇게 돈을 얻고 세상의 높은 지위를 얻었지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돈과 세상을 움켜쥐면 행복을 움켜쥘 수 있을 줄로 알았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삭개오의 귀에 예수님의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이 드디어 여리고를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삭개오는 예수님을 보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자신의 인생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고자 하되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어”(3절) 자기 자신의 키가 작은 데다 예수님 곁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평소 유대인들의 멸시를 받던 삭개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이때 삭개오가 포기하고 돌아갔다면 삭개오라는 이름은 성경에 기록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우리도 그를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삭개오는 사람들의 시선과 자신의 불편함을 이기고 예수님을 꼭 보겠다는 마음으로 첫 번째 내려놓음을 선택합니다.

“앞으로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니”(4절) 키가 작고, 잘 먹어서 얼굴에 기름이 끼고, 운동량은 모자라 배가 나온 여리고의 유명인사 세리장이 버둥대며 나무를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 일은 자기 체면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 이것을 내려놓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삭개오는 창피나 부끄러움을 내려놓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삭개오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예수님은 그를 높이 인정해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그곳에 이르사 쳐다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5절) 예수님은 삭개오를 인정해 주시고 삭개오의 집에 유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삭개오는 자신이 잊고 있었던 즐거움을 경험하며 행복했습니다. “급히 내려와 즐거워하며 영접하거늘”(6절) 그리고 이 즐거움은 삭개오로 하여금 두 번째 내려놓음을 결단하게 했습니다.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8절) 예수님과 아주 짧은 만남과 대화를 했을 뿐인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즐거움과 행복이 삭개오의 마음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평생 자신의 인생을 던져 사람들의 멸시까지도 감당하며 움켜쥐었던 재산을 예수님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삭개오의 집에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고 선포하셨습니다.(9절)

삭개오는 예수님을 만나고 고백했을 것입니다. ‘내려놓으니 이렇게 좋은 것을, 내려놓으니 이렇게 행복한 것을….’ 우리가 내려놓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삭개오처럼 세상의 체면과 지위는 내려놓고 예수님과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성도가 되시길 축복합니다.

김용호 목사(순복음한울교회)

◇경기도 고양시 순복음한울교회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고양지방회 소속으로 2005년 설립됐습니다. 영과 진리로, 감격이 있는 예배를 드림으로 지친 영혼들에 삶의 희망을 주고 주님의 제자를 세우는 교회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