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줄곧 살다가 귀국한 지연수(16)양은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 다니게 됐다. 하지만 한국어 구사부터 서툴러 공부도, 친구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그때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좋은교사운동의 교사들이었다. 이 단체는 크리스천 교사들이 회원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기독교원 단체다. 이 단체 소속의 교사는 연수양과 꾸준히 만나면서 교제를 나누고 진로와 학습을 상담하면서 친구 같은 선생님이 돼 줬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한국어와 기초 문해력 교육도 맡아 해줬다. 연수양은 학교에서 웃음을 되찾았다.
자발적 후원금, 온라인 교육 확대
이런 활동은 특별한 마중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2일 좋은교사운동에 따르면 이 단체 소속 교사들은 자발적으로 본인의 성과급 가운데 10%를 후원금으로 내놓고 있다. 200여명의 회원이 내놓은 후원금은 매년 약 1억원에 달한다. 일부 교사는 성과급의 절반 가까이를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는데, 특히 다문화학생을 위한 ‘온라인 교육’에 비중을 두고 있다. 국내 거주하는 다문화학생은 현재 16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다문화학생은 국내 일반 학생들에 비해 대면수업을 통한 학업 성취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꿔 말하면 다문화학생의 개별적인 학업 성취와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안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좋은교사운동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규모와 교육 대상을 늘렸다. 한국어와 기초 문해력 교육을 중심으로 콘텐츠도 다양화했다. 김선배 학교복음사역위원장은 “이전에도 해당 교육을 시행해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다. 다음 달부터 오는 7월까지 주 2회, 총 32차례에 걸쳐 교육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업은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소규모 학급으로 진행된다”며 “진단평가를 거쳐 학생 개인의 학습 수준에 맞는 교육 과정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대일 결연으로 멘토링도
교사와 다문화학생 간 특별한 ‘사제동행’ 실험도 이어진다. 좋은교사운동 소속 회원 교사가 일대일로 해당 다문화학생을 만나 진로설계, 교육상담, 식사, 공부 등을 함께하는 집중 케어 프로그램이다. 학습지원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다가가면서 전인적인 회복과 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꽤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오랜 기간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김재균 교사는 “그동안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 많은 학생을 만나 동행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복음적 가치, 기독교적 가치다. 이를 기반으로 학교에서 가장 작은 자, 가장 고통받는 자가 누구인지 항상 살피고 있다”면서 “예수님께서 길 잃은 어린양을 돌보신 것처럼 우리 기독교사도 이 같은 사역으로 복음적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