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주5일제 주도한 금융노조… 근로시간 개편안에 심기불편

입력 2023-03-22 04:05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용노조) 내부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전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주도해왔던 곳이다. 금융노조는 2002년 전 산업 최초로 주 5일제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주 36시간(4.5일)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주장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21일 “은행권에서 주 5일제를 시작한 뒤 증권사·보험사, 대기업 등 모든 사업장으로 주 5일 근무제도가 확산됐다”면서 윤석열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일할 땐 확실히 일하고 쉴 땐 확실히 쉬는’ 유연 근무 형태도 금융권에 도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가령 은행권의 경우 정해진 시간 동안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기간에 업무를 몰아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는 식의 업무 형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노조에 속한 MZ세대 상당수도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존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하되 60시간 이내로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는 정부안이 정리되는 대로 반대 입장을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정부안에 대한 완전 폐기 방침”이라며 “정부 입장이 오락가락해 공식 대응을 어떻게 할지는 좀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재선한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대응 수위가 다른 산별노조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장시간 노동제’가 세계적 흐름과 배치되는 역주행 선언이라며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