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상 대신 경기장이?… 영국 첫 ‘레슬링교회’ 선봬

입력 2023-03-22 03:05

영국 웨스트요크셔주의 박물관과 극장 사이에 유리창이 돋보이는 대형 건물. 평범한 교회 같은 그곳을 들여다보니 번쩍번쩍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성도용 간이 의자들 앞에 놓인 것은 강대상이 아닌 레슬링 경기장(사진)이다.

독일 공영 방송사인 ZDF가 최근 조명한 영국 첫 레슬링 교회의 모습이다. 지난해 4월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이자 레슬링 복음 사역 단체인 ‘GT Ministry(GTM)’ 설립자 가레스 톰슨이 세운 성공회 소속의 ‘브래드퍼드 파운틴스 교회(리사 마슬렌 목사)’다. 톰슨은 “힘든 어린 시절 나를 일으켜 세운 두 가지가 레슬링과 교회였다”며 “내 경험을 통해 힘든 일을 겪는 다른 젊은이를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던 톰슨은 GTM을 만든 이후 레슬링계 인맥을 모아 마슬렌 목사와 함께 2021년 11월 ‘레슬링 학교’를 개설했다. 5개월 뒤 현재의 ‘레슬링 교회’로 이어지면서 격월로 레슬링 경기를 하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 톰슨 등 코치 5명은 매주 목요일 ‘레슬링 학교’에서 5파운드(약 8000원)를 받고 레슬링을 가르쳐주고 있다.

‘레슬링 학교’와 ‘레슬링 교회’에 참여한 이들은 레슬링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레슬링 교회를 통해 8년간 앓던 우울증을 극복했다” “힘들어하던 이들이 점차 좋아지는 게 보인다” 등 반응이 대표적이다.

조승현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