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주도해 온 박경석(6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17일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박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박 대표는 2021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열차 운행을 방해하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박 대표는 감옥을 연상케 하는 이동형 철장 안에 들어가 목에 쇠사슬을 감고 “체포영장보다 서울경찰청의 장애인 등 편의법 위반에 대한 반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그는 “불법 분자, 시민을 볼모로 잡는 자들이라고 말하지 말아달라. 단지 장애인을 지속적으로 차별해온 사회에 저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왜 지켜지지 않는지 묻고 오겠다”며 “회견이 끝나면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박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박 대표는 18차례 경찰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서울 시내 모든 경찰서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게 먼저라며 불응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