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인 2002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이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과 같다는 중간수사 결과가 나왔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16일 “백 경사 피살사건은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 범인의 소행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최소한 둘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장이 언급한 둘은 2001년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승만과 이정학이다. 이들은 그해 12월 21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가로막고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 후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지난해 붙잡혀 1심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이승만으로부터 ‘사라진 백 경사 총기의 소재를 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백 경사 피살사건 수사를 다시 시작했다. 이후 지난 3일 이승만이 말한 울산시 한 여관방의 천장에서 총기를 발견하고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상대로 각각 4차례씩 조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백 경사를 살해한 것은 자신이 아니다”며 상대방에게 범행을 떠넘겼다. 경찰은 이들이 그동안 저지른 범행을 시점 순으로 분석했을 때 백 경사 피살사건이 추후 또 다른 범행을 위한 예비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관에게 총기를 빼앗은 다음에 다른 범행을 저지른 패턴으로 미뤄 이승만과 이정학 중 최소 한 명은 백 경사 피살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이들이 대전과 전주에서 연달아 범행을 저질렀을 지리적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