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예루살렘서 은혜 가득한 작은 음악회… 한국 연주자 선율에 맞춰 세계 각국 언어로 찬양하다

입력 2023-03-20 03:03
신한나(오른쪽) 윤정원 바이올리니스트가 지난 15일 예루살렘(이스라엘) 아랍지구에 위치한 베데스다 연못 옆 성안나교회에서 찬양곡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고 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예수께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신 베다스다 연못 옆, 성안나교회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두 명의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했다. 이곳을 찾은 국내외 순례객은 이에 맞춰 각자의 언어로 하나님을 뜨겁게 찬양했다.

예루살렘(이스라엘) 사자문 근처 아랍지구에 위치한 성안나교회는 마리아의 부모인 요한킴과 안나의 집으로 전해지는 장소에 세워진 기념 교회다. 교회 바로 옆에 요한복음 5장 1~9절에 기록돼 있는 베데스다 연못이 있다.

십자군 시대의 건축 양식을 가진 성안나교회는 예루살렘의 여러 교회 중 가장 공명(共鳴)이 잘된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 신한나(43) 윤정원(40)씨가 바이올린 연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두 사람은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교 음악 대학 박사 과정 중 함께 공부하고 호흡해오던 선후배 사이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팔레스타인에서 열린 안디옥월드미셔너리저니(이사장 신화석 목사)가 개최한 ‘200번째 국가 선교기념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베들레헴을 방문했다.

‘땅끝 선교사’ ‘오직 예수’ 찬양 작곡가이기도 한 신씨는 “음악은 내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중요한 언어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이번 선교 대회에서 받은 은혜를 우리의 전부인 찬양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나 같은 죄인 살리신(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귀에 익숙한 찬양 연주 소리가 흘러나오자 이곳을 찾은 순례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연주를 관람하며 함께 찬양했다. 러시아 정교회 크리스천인 순례객 자리나씨는 “서로 언어가 다른 이들이 함께 모여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예수님께서 밟으셨던 이 땅에서 연주한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더 감사한 것은 전 세계에서 모인 많은 순례객과 함께 한마음으로 찬양한 것”이라며 “주 안에서 우리는 하나이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린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앞선 지난 12일 예수님이 산상수훈 중 팔복에 대해 설교한 것을 기념해 세운 팔복교회에서도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신씨는 “연주자 이전에 날마다 말씀 읽고 기도하는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돼 많은 영혼을 살리고 복음의 가교 역할을 감당하는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이스라엘)=글·사진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