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월 만에 전철·택시서도 벗는다… 고위험군은 착용 당부

입력 2023-03-16 04:03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15일 서울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 승강장에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일부터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한형 기자

오는 20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7일 격리 기간’과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 등 남은 방역 조치에 대한 해제 문제도 이달 중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대중교통 수단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20일부터 권고로 전환한다고 15일 밝혔다. 2020년 10월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치가 시행된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홍정익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1단계 의무 조정 이후에도 코로나19 발생 감소세가 유지되고, 의무 없이도 마스크 착용 의향이 높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30일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이후 하루평균 확진자는 37.5%, 신규 위중증 환자는 54.6% 감소했다. 신규 변이도 발생하지 않는 등 방역상황이 안정적이어서 추가 해제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최근 대중교통 마스크를 해제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과 싱가포르 등이 지난달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의무 착용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그리스와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호주, 이집트 정도다.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마트와 역사 등 대형시설 안에 있는 개방형 약국을 방문할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대형시설 내 약국은 처방이나 조제보다는 일반의약품 판매 중심이고, 벽이나 칸막이가 없어 실내 공기 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이 감안됐다. 애초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에서는 전체 약국 일괄 해제 의견도 나왔지만, 이날 조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홍 단장은 “일반 약국의 경우 코로나19 의심 증상자나 고위험군이 이용할 가능성이 크고, 의료기관 이용 후 바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 당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고위험군의 경우 계속 착용을 당부했다. 한창섭 코로나19 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혼잡시간대의 대중교통 이용자, 고위험군, 유증상자분들께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우리 사회에 남은 방역 조치는 병원 등 의료기관과 노인 요양시설 같은 감염 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코로나19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정도다. 방역 당국은 당장 모든 조치를 해제하는 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말에서 5월 초로 예정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에서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가 해제되면, 이와 연동해 조치를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세부적 일상 회복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이달 중 발표키로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