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을 당초 계획보다 5년6개월 앞당겨 2029년 12월에 조기 개항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완공 일정을 대폭 단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해 4월 사전타당성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공사 기간이 9년8개월로 2035년 개항 예정이라고 했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불쑥 공기를 절반 이상 단축하는 변경안을 들고 나왔으니 졸속도 이런 졸속이 없다. 총 사업비가 13조7000억원인 초대형 국책사업의 계획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
국토부는 가덕도에서 떨어진 완전 해상공항 형태로 짓기로 한 계획을 섬과 해상에 공항이 걸치는 부분 매립 방식으로 변경하고 공항 터미널도 육상으로 옮겨 공기를 줄이겠다고 했다.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을 적용하고 조기 보상 등을 통해 착공 시기도 기존 2025년 10월에서 2024년 12월로 앞당길 계획이다. 건설 방식이나 공항 위치, 사업관리 방식 등이 바뀌는 근본적인 변화여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수두룩할 것이다. 공기 단축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변경안이 공항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다. 부분 매립은 지난해 사전타당성 조사 때 해상과 육지의 불균등침하 등에 따른 안전상 우려가 제기돼 배제한 방식이다. 국토부는 그런데도 이번에 구체적인 설명이나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그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공항은 작은 허점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인데 이렇게 허술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니 우려스럽다.
가덕도 신공항은 2021년 2월 특별법 제정으로 신설이 확정됐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 주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번에는 공기 대폭 단축까지 밀어붙였다. 가덕도 신공항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땔감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중인 것 같은데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