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3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판매량에서 톱3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 증가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각 완성차그룹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684만5000대로,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프랑스의 르노와 일본의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615만7000대)와 미국 GM(593만9000대)이 뒤를 이었다.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하면서 출범한 스텔란티스그룹은 583만9000대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량에서 3위 안에 들기는 처음이다. 종전까진 2020년 기록한 4위가 최고 순위였다. 2021년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두 계단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 감소를 겪은 상황 속에서 홀로 성장을 이뤄냈다.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늘었는데, 나머지 글로벌 톱5는 모두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미국 GM은 각각 14.1%, 5.7% 판매량이 감소해 순위를 내줬다.
성장 배경으론 제네시스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해외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점,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가 시장에서 순항 중인 점 등이 꼽힌다. 제네시스는 출범 첫해인 2015년 384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21만5128대가 판매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5만6000대를 팔며 연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누적 100만대 판매를 노리고 있다. 전기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5만8028대가 팔렸는데, 테슬라 포드에 이어 판매량 순위 3위였다.
현대차그룹은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432만대, 기아는 320만대 등 총 752만대를 목표 판매량으로 잡았다. 아이오닉6, 코나EV 등 전기차는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인도 등에서도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험로가 예상된다.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판매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