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민주노총 추천 몫의 운용위원에서 전격 해촉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열린 회의에서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 구성 규정 개정안을 두고 윤 위원이 거칠게 반발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윤 위원에게 해촉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은 21일자로 해촉된다. 기금운용위는 새 후보를 20일까지 추천하라는 문서도 민주노총에 발송했다.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등 근로자단체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단체 등이 참여한다.
지난 7일 회의에서의 충돌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기금운용위는 운영 규정을 바꿔 수책위 위원의 30%(9명 중 3명)를 전문가단체 추천으로 채우는 내용의 안건을 회의 전날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통상 4~5일 전에 안건을 위원들에게 공개하고 논의를 거치던 방식과 달리 하루 전 통보하고 곧바로 표결에 부친 것이다.
이에 근로자단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단체 추천을 받아 결국 복지부가 선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책위에 미치는 정부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책위는 국민연금의 기업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민감한 내용의 경우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항의 과정에서 윤 위원은 고성과 함께 생수병을 던졌고, 복지부는 이런 행위가 국민연금시행령의 위원 자격 중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판단, 해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은 결국 표결로 통과됐다. 함께 항의했던 한국노총 추천 허권 위원은 “결국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