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민노총 위원 21일 해촉

입력 2023-03-15 04:07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민주노총 추천 몫의 운용위원에서 전격 해촉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열린 회의에서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 구성 규정 개정안을 두고 윤 위원이 거칠게 반발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윤 위원에게 해촉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은 21일자로 해촉된다. 기금운용위는 새 후보를 20일까지 추천하라는 문서도 민주노총에 발송했다.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등 근로자단체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단체 등이 참여한다.

지난 7일 회의에서의 충돌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기금운용위는 운영 규정을 바꿔 수책위 위원의 30%(9명 중 3명)를 전문가단체 추천으로 채우는 내용의 안건을 회의 전날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통상 4~5일 전에 안건을 위원들에게 공개하고 논의를 거치던 방식과 달리 하루 전 통보하고 곧바로 표결에 부친 것이다.

이에 근로자단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단체 추천을 받아 결국 복지부가 선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책위에 미치는 정부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책위는 국민연금의 기업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민감한 내용의 경우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항의 과정에서 윤 위원은 고성과 함께 생수병을 던졌고, 복지부는 이런 행위가 국민연금시행령의 위원 자격 중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판단, 해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은 결국 표결로 통과됐다. 함께 항의했던 한국노총 추천 허권 위원은 “결국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