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사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희생은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여러분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울산북부소방서를 찾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함께했다. 3명의 회장은 노타이 차림으로 119 안전센터와 차고지 등 소방서 시설, 장비를 둘러보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출범 1년을 맞아 이뤄졌다. 동시에 ‘제1차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 행사도 열렸다.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기업에서 격려하자는 정 회장의 제안에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성사됐다. 이에 ERT 의장인 최 회장이 후방 지원하면서 ERT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커졌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이재순 울산소방본부장 등도 자리를 했다.
최 회장은 “기업은 생산시설 곳곳에 위험물질과 인화물질이 쌓여있어서 사고위험이 높다”면서 “이번 활동을 계기로 여러 지원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울산은 현대차가 첫 번째로 공장을 지은 곳이고, 전 세계 최대 생산지역”이라며 “저희가 제공하는 재난현장 회복버스는 소방관 여러분의 의견을 담아서 현장맞춤형으로 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소방관 복지를 증진시킬 부분을 찾아 지원하고, 기업 입장에서 우리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3명의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사진을 찍어달라는 소방서 직원들 요청에 흔쾌히 응하면서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들 기업이 소방청에 후원한 금액은 약 55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52억원에 이르는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 8대를 전달한다. 산불 등 재난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의 휴식과 회복을 위한 전용 차량이다. 효성그룹은 3억원을 들여 소방관 복지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돕는다. 지원금은 순직 소방관 유자녀 장학금, 유가족 힐링캠프, 현직 소방관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에 쓰일 예정이다.
소방서 방문을 마친 뒤에 최 회장은 울산항만공사 항만정화활동 현장을 찾았다. 항만 정화선을 둘러보고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업사이클 제품을 만드는 업체 대표의 설명을 들었다. 최 회장은 “신기업가 정신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물론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가치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확대됐다”며 “봉사활동 기부활동 뿐아니라 (사회)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황민혁 기자, 김민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