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 가덕도신공항 개항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5년6개월 앞당긴 2029년 12월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유치전에 사활을 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직전에 개항 시기를 맞추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부는 토지 보상을 서두르고 해상 매립량을 줄여 공사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사전타당성 조사 때 제시했던 개항 시점(2035년 6월)보다 66개월 앞당겨 공항을 여는 게 핵심이다. 2030년 부산 엑스포 개최 전으로 완공 시점을 당겨 유치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신공항은 사전타당성 조사결과와 동일한 매립식 공법으로 건설된다. 바다를 흙으로 메워 공항을 짓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공사비가 가장 적게 들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매립식 공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성과 사업 기간, 환경 영향 등을 고려해 공항을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한 첫 단계는 조기에 토지 보상 작업을 마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시계획을 세운 뒤 보상에 착수하지만 이번에는 기본계획 수립 이후 보상 착수가 가능하도록 편입토지 등의 세목을 기본계획 고시에 포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공사 착수 시기를 약 1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상매립량도 줄인다. 사전타당성 조사 때는 충분한 공사 기간을 두고 2억1000만㎥를 매립하는 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이번 기본계획에선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의 절반 수준인 9500만㎥를 매립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여객터미널은 남측 육상에, 활주로는 북측 육·해상에 배치하는 등 공항시설을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해 약 27개월의 공사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부지조성공사는 한 업체에 맡기는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으로 진행해 공사 기간을 29개월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신규대형장비 도입·개발, 매립 등 신기술·신공법 도입, 인력 투입 강화 등을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산정됐던 13조7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전타당성 조사 때는 50년간 발생했던 파고를 기준으로 공항시설을 보호하는 시설을 설계했으나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 이 기준을 100년으로 상향했기 때문에 공사비가 늘어날 수도 있다.
국토부는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가칭)’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한 종합사업관리(PgM)를 설계단계부터 적용키로 했다. PgM은 토목, 건축, 전기, 안전시설 등 대규모 사업의 여러 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맡은 전문가 자문위원 정문경 한국지반공학회장은 개항 시기와 관련해 “관계 부처들이 열심히 손발을 맞춰서 해야 공사 기간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