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선, ‘잘 살았다’ 인정받던 장면 가장 와 닿아”

입력 2023-03-15 04:04
배우 전도연. 뉴시스

‘칸의 여왕’ 전도연이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전도연은 주인공 남행선을 맡아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대중을 매료시켰다.

‘일타 스캔들’은 일타 강사(1등 스타강사)인 최치열(정경호)과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인 반찬가게 사장 행선의 로맨스를 그렸다. 치열은 억대 연봉을 받지만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행선의 반찬만 먹을 수 있게 되면서 감정이 싹튼다. 행선은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인물이다. 언니의 딸을 대신 거둬 기르면서 장애가 있는 남동생도 책임진다.

이 드라마는 지난 5일 시청률 17.0%로 종영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시청률이 예상보다 높아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0%가 안 돼서 아쉽다”며 웃었다. 전도연에게 ‘일타 스캔들’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으로 남아있었다. “저에게서 보고 싶은 모습을 보게 한 작품인 것 같아요. 저 자신도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 지가 되게 오래됐거든요. 촬영하면서 제 마음도 따뜻해진다는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행선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지만 때로는 억척스러운 면모도 보인다. 조카인 남해이(노윤서)가 학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자 확성기를 들고 학원 앞에 가 1인 시위를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 행선이 캐릭터를 대본에서 읽었을 때 민폐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청자들이 행선이 사는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 역시 중학생 딸을 둔 부모로서 행선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를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행선은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사람이고, 책임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죠. 그렇게 열심히 사는 행선을 사람들이 응원해주길 바랐어요.”

행선에게 가장 감정이입을 했던 순간은 마지막 회로 꼽았다. 행선의 언니가 행선에게 ‘잘 살아왔다’고 격려해준 편지를 읽는 장면이었다. 전도연은 “‘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은 나도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이다. 내가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해서 말 한마디라도 보상받고 싶은 심리는 누구나 있다”면서 “행선의 언니가 ‘넌 굉장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해준 말이 나에게도 많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로 전도연은 대중과 좀 더 가까워졌다. ‘칸의 여왕’으로 불리면서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을 택하는 배우라는 인식이 있었다. 전도연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대중과 거리감이 있는 작품을 했다”며 “앞으로 대중이 많이 좋아해 주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도 오는 31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A급 킬러이면서 싱글맘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길복순역을 맡았다. 그는 “나에게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었던 건 흥행성이었었다. ‘길복순’은 그런 부담감을 안고 치열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