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밥 먹이다… 학교 급식실 31명 폐암 확진

입력 2023-03-15 04:06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열악한 급식실 환경에 대해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 급식종사자 31명이 추가로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에 폐암 진단을 받은 학교 급식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최근 5년 동안 60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14일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14개 시·도교육청이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 학교 급식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검진 결과를 취합한 내용이다.

14개 교육청의 검진 대상 2만5480명 중 94.4%인 2만4065명이 검사를 받았다. ‘폐암 의심’ 학교 급식종사자는 94명(0.39%), ‘매우 의심’은 45명(0.19%)으로 폐암 의심 소견이 139명(0.58%)이었다. 이들을 추가 검사한 결과 31명(0.13%)이 폐암으로 확진됐다. 확진자 평균 연령은 54.9세, 평균 종사기간은 14.3년이었다.

이번 검진에서 확진된 인원과 2018∼2022년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29명을 합치면 학교 급식종사자의 폐암 확진 인원은 모두 60명에 이른다. 최근 5년 급식종사자의 폐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35.1명으로, 국가 암 등록 통계상 유사 연령의 5년 유병률(122.3명)보다 10.5% 높았다.

여기에 오는 5월까지 검진을 완료할 서울·경기·충북 지역의 수치도 추가되면 폐암 진단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 시·도교육청 등과 전담팀을 구성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급식실 환경도 개선한다. 환기 설비 개선이 필요한 학교 1곳당 1억원씩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보통교부금에 1799억원을 반영했다. 2025년까지 6개 교육청이 개선을 완료할 예정이며, 나머지도 2027년까지 노후 환기설비를 개선키로 했다. 이와 함께 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분진(조리흄)을 유발하는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줄이고, 오븐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대체 식단과 조리법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급식실 충원 없이는 급식노동자의 폐암 예방이 불가능하고 안전한 급식도 담보할 수 없다”며 적정인원 충원과 환기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