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맹신은 금물! 활용법에 초점을

입력 2023-03-14 03:04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한국교회와 목사를 부정적으로 묘사함에 따라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물었더니 합리적인 답이 돌아왔다.

일부 시청자는 드라마 속 묘사에 공감하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부정적 묘사가 한국교회와 목사에 대한 일반화로 이어져선 안 되며 자신의 시각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을 곁들였다.

답변자는 인공지능(AI) 대화형 챗봇 ‘챗GPT’다. 굳이 오징어게임으로 드라마를 특정한 이유는 챗GPT의 기반을 이루는 LLM(거대언어모델) GPT-3.5가 2021년까지 데이터만 학습해서다.

정보처리 방식을 넘어 상호작용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된 AI 챗봇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챗GPT 서비스 적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챗GPT가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람들이 편향적이거나 왜곡된 정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천도 마찬가지다.

가령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을 묻는 말에 챗GPT는 “전 목사는 대한민국 교회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설교는 신앙적으로 열정적이며,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을 위한 직업교육,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활동 등을 전개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전 목사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은 코로나 대응 정책에 반대 입장을 취해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는 내용뿐이다. 일부 교계에서 제기된 이단성 시비나 정치적 행보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처럼 챗GPT 답변에 왜곡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있는 만큼 100%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재민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챗GPT 이전 소셜미디어에서도 왜곡된 정보는 양산됐다. 결국 자각하고 경계하는 방법 뿐”이라며 “새로운 기술의 위험한 부분을 극복하고 활용하는 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기독교인이 변별력을 키워야 하며 그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문화선교연구원 임주은 연구원은 “변별력을 키우려면 많이 접해야 하고 함께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동안 한국교회는 미디어나 온라인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았다”며 “공론의 장을 열어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이야기하면 좋다. 목회자는 신학은 물론 경제 사회 등 세상 이슈를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