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당직에 친윤, 친윤, 친윤… 국힘 ‘尹 직할체제’ 공고화

입력 2023-03-14 00:04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당직 인선을 13일 단행했다.

김 대표는 예상대로 친윤계를 대거 전진 배치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할 체제가 더욱 공고화됐다. 내년 4월 총선 공천 등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무총장에 재선의 이철규 의원을 기용했다. 이 의원은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다.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이 의원은 일찌감치 사무총장 ‘0순위’로 거론됐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오지 못했다”며 “당의 화합과 결속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뒤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과 호흡을 맞출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 자리에도 역시 친윤계인 초선 박성민·배현진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나머지 당직에도 친윤계가 대거 기용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초선 유상범·강민국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에는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김예령 전 대선 선대위 대변인, 김민수 전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 등 3명이 기용됐다.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에는 한때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초선 강대식 의원이 임명됐다. 김 대표는 역시 유승민계인 3선 유의동 의원에게 먼저 의사를 타진했지만, 유 의원이 고사하면서 강 의원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최고위원 임명은 주요 당직 인선이 ‘친윤 일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강 최고위원 인선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를 위해 김 대표가 찾은 절충점으로 보인다”며 “강 최고위원은 당내 다른 계파로 분류되면서도 친윤계와 각을 세우지 않은 인사”라고 평가했다.

다만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 친윤계가 주도한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압박 초선의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늬만 ‘유승민계’일 뿐 최근에는 당내 주류인 친윤계와 호흡을 맞춰온 인사라는 것이다.

정부와 호흡을 맞추면서 여당의 정책을 주도할 정책위의장 인선은 발표되지 않았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한 달 정도 남아 있어 인선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책위의장으로는 3선의 박대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박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초선 박수영 의원이, 홍보본부장은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맡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