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10대 마약사범… 지금 아니면 못 막는다

입력 2023-03-14 04:04

10대 마약사범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10대 마약사범은 481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38명)보다 무려 13배 늘었다. 2016년 마약청정국(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인 나라) 지위를 상실한 뒤 마약 범죄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 크다. 지난 10년 동안 전체 마약사범이 1.9배 늘어난 데 비해 10대 마약사범이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마약 재범률이 40%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10대의 마약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우리 사회가 마약 근절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10대 마약 범죄 증가는 인터넷과 SNS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져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찰의 눈을 피해 길거리에서 마약을 사고파는 것은 영화에나 나오는 옛날 이야기다.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광고를 하고, 가상화폐로 결제한 뒤 국제택배로 전달하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빠르게 노출되고 있다. 심지어 경찰이 동남아에서 활약하는 마약유통책을 검거한 결과 우리나라 고등학생인 경우까지 있었다.

10대 마약중독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 평범한 고등학생이 잠시의 호기심 때문에 마약중독과 범죄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위험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서 막아야 한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역량을 강화해 SNS와 다크웹 등에 독버섯처럼 퍼진 유통망을 일소하고 청소년들이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 청소년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예방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약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일소해야 한다. 마치 상류층이나 특권을 가진 젊은이들이 즐기는 한때의 오락거리라는 사고방식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