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만 해도 ‘찔끔’… 간단한 수술로 완치 가능

입력 2023-03-13 20:56

흔치는 않지만 길을 가다 사람 없는 골목에서 누군가 소변을 몰래 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민망했던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술 때문이 아닌 것으로 보이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에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소변이 자주 마려울까 봐 고속버스를 못 타기도 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와 당황하기도 한다. 또한 뛰거나 웃을 때 소변이 찔끔찔끔 새 나와 어두운색 옷만 입거나 몸에서 소변 냄새가 날까 걱정돼 집에만 있으려 한다.

잘 보던 소변이 내 의사와 상관없이 흘러나와 옷을 적신다 생각하면 그야말로 아찔하지 않은가. 실제 20대 10명 가운데 1명 이상에서 소변이 자주 마렵고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지리는 과민성 방광 증상을 갖고 있다. 중년 여성의 20%에서 기침이나 운동할 때 소변이 새 나오는 복압성 요실금을 겪는다.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은 나이 들수록 증가해 노인의 3분의 1 정도에서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남성에게도 생길 수 있다. 최근 TV에서 요실금 팬티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을 봐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일시적 요실금일 가능성도 있으니 비뇨의학과를 찾아 방광염 등이 있는지 소변검사를 해보고 실제 소변 배출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잔뇨검사를 시행해 볼 것을 권장한다.

진료를 통해 염증 종양 결석 신경인성방광 등의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주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방광의 비정상적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쓰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이 급한 증상을 많이 호전시킬 수 있다.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간헐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뛸 때 소변이 새 나오는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에는 요도를 지지해 주는 요실금 테이프를 넣어주는 간단한 수술로 완치 가능하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남성은 막힌 전립선 요도를 넓혀주는 약물이나 수술과 함께 과민성 방광을 치료하는 약을 병용해야 한다.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부끄럽다고 참지 말고 꼭 치료받기를 바란다.

이신영(비뇨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