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중앙부에 있는 미얀마는 태국 라오스 등 5개 주변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는 복음화율이 10% 미만인 미전도종족이다. 미얀마에는 135개의 소수민족이 있는데 각 민족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갖고 있다.
김동호(61) 선교사는 1998년부터 25년간 라후족 샨족 등 미얀마 소수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개척, 기독교 리더 양성 등 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지난 3일 국제사랑재단의 제7회 영곡봉사대상을 수상했다.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선교사는 미얀마를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하고 열악한 정치 및 경제 상황으로 지친 현지인들이 많다. 이들이 복음을 접하면 비교적 빨리 마음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샨사는 서울신학대 재학 중인 86년 선교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93년부터 친분이 있는 선교사의 권유로 그가 사역하는 태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5년 동안 선교사를 도우며 태국 북쪽 지역 라후족에게 복음을 전했다.
소수 산부족인 라후족은 태국뿐 아니라 미얀마 국경 등에도 많이 거주했다. 이들은 김 선교사에게 선교사가 거의 없는 미얀마에도 복음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선교사는 “미얀마를 답사했는데 당시 미얀마는 ‘북한보다 조금 나은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열악했다”며 “이 지역을 섬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회고했다.
98년부터 미얀마 라후족을 섬기기 시작했다. 당시 수도였던 양곤에 사는 라후족 가운데 신앙 공동체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모일 수 있는 교회가 없었다.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이들이 예배드릴 교회를 세웠다.
김 선교사는 선교지 현지인을 양성하는 사역에 중점을 뒀다. 이런 이유로 양곤 선교센터를 설립해 소수 민족과 공동체 생활을 본격화했다. 공동체 생활의 대상은 다음세대였다.
김 선교사는 양곤과 지방에 있는 라후족의 다음세대를 데려와 동고동락했다. 아침과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 낮에는 이들이 공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하는 사역을 쉬지 않았다. 그는 초창기 2년 동안 라후족 선교에 집중했고 이후 미얀마 동북부 샨주에 사는 샨족 야카인족 와족 등 다른 소수민족 복음화에도 힘썼다.
김 선교사 가족과 현지인 2명으로 시작한 공동체는 코로나19 이전까지 100여명에 달했다. 코로나 이후 현재는 30여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25년간 선교센터를 거쳐 간 소수민족의 다음세대는 150여명이다. 이들은 선교센터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 선교적 삶을 감당하고 있다. 이 중 10%가량이 목회자 등 교회 리더가 됐다.
김 선교사는 2015년부터 현지 목회자를 훈련하는 사역도 정기적으로 병행한다. 미전도종족 가운데 교회 개척의 필요성을 느끼는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지금까지 30여개 교회를 세웠으며 이 중 16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 선교사는 제자들이 성장한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이새 목사다. 그는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던 한 청년이 선교센터에서 훈련받은 뒤 회심했다. 이새 목사는 고향인 샨주 라쇼에 있는 나사렛라후족교회 협동목사이자 교단 북부노회 총무로 섬기고 있다”고 밝혔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태국과 미얀마에서 사역한 그에게 선교 활동의 어려움을 물었다. 그는 “현지인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예측하지 못한 돌발 행동에 대응해야 하므로 ‘24시간 긴장 체제’로 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예배드리면서 하나님의 회복과 치유를 경험했다. 영적 소진은 거의 없었다”고 하며 빙그레 웃었다.
미얀마는 어떤 나라…
“동남아시아 중앙부에 있는 미얀마는 인구가 5470만명이 넘는 나라이다. 버마족이 인구 68%를 차지한다. 샨족 9%, 카렌족 7%, 기타 소수민족도 16%에 이른다.”
-정치·경제·종교 상황은 어떤가.
“2021년 쿠데타로 모든 집회가 제한돼 한때 선교가 위축됐으나 최근 모임이 재개되고 있다. 전기 통신 교통 등이 열악하고 제한된 부분이 많다. 미얀마는 불교 국가이다. 인구 90% 이상이 불교 신자다.”
-미얀마에서 주의할 게 있나.
“미얀마에서는 지방 여행에 제한을 많이 받기에 주의해야 한다. 다른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미얀마 선교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전문 선교를 준비해야 한다. 농업 축산 IT 한국어 등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통해 자리매김하면서 선교 사역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