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 지지층에 모욕당한 이정미… “이재명은 사과하라” 쌍특검 공조 삐걱

입력 2023-03-13 04:06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및 김건희 특검)을 추진하려면 정의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데,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향해 욕설과 야유를 퍼부은 일로 양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12일 국회 브리핑에서 “어제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집회에서 민주당이 이정미 대표에게 심각한 야유와 폭언을 하며 공당 대표와 당원, 시민을 모욕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이정미 대표가 연단에 올라 발언했을 때 벌어진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위 대변인은 “민주당은 극렬 지지자를 앞세운 편협한 이간질 정치를 그만두라”며 “어제의 일이 처음도 아니었거니와 갈수록 심해지는 정도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현장에서 발생한 일들이 전부 민주당 지지자의 소행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며 시민의 목소리까지 당에서 관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쌍특검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집회에서 민주당이 보인 행태는 아주 저열하고 진짜 심각한 모욕”이라며 “홍위병들을 앞세워 이간질하고 정파정치 하는 민주당은 쌍특검을 언급할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에서도 날 선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의당의 반응을 두고 “미친 것 아니냐”며 “정의당이 수구적인 행동을 하니까 민주당 지지자뿐 아니라 민주노총 지지자들도 등을 돌려버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진짜 상황 판단을 못해서 순진한 건지 아니면 순진한 척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신용일 이동환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