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얼굴 알려져 익명기부 열심… 외국인 노동자 단체 늘 챙긴다”

입력 2023-03-13 04:05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아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직원들과 만나 이같이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7일 구미전자공고 방문에 앞서 불우이웃 봉사, 나눔 키오스크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직원 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눔 키오스크는 구내식당과 건물 로비 등에 설치한 기기다.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대면, 화면에 소개된 사연의 당사자에게 한 번에 10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스마트시티의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 (저도)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는 문구를 손글씨로 적어 감사를 전했다. 그는 “등산을 즐기고 있는데, 등산 후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해봤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주요 임원이 구속되자 “예의가 아니다”며 즐기던 골프를 끊고 등산으로 취미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방한한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과 단둘이 5시간가량 북한산을 오르며 쌓은 인연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디시네트워크로부터 1조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구미전자공고를 방문(사진)한 자리에서 신념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열심히 살자.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