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발언 논란 김영환 지사… 충북-충남지사 교환근무 무기 연기

입력 2023-03-13 04:03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방식을 지지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일일 명예 충남도지사를 맡기로 한 계획이 무산됐다.

충북도는 16일로 예정된 충남·충북도 지사 교환 근무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12일 밝혔다. 김 충북지사의 제안에 따라 그는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도청에서 각각 하루 동안 명예 도지사로 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충북지사가 최근 소셜미디어에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올리면서 틀어졌다. 그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이 글에서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대위 변제 방침을 지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충남도 내부에서 교환 근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셌고 충남도 공무원노조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사람이 충남 일일 도지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광복회 충북지부 등 충북지역 시민단체 등도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애국적 결단이라 추앙하고 스스로 친일파가 되겠다고 선언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충북지사는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문맥은 보지 않고 한 문장을 떼어내 논점을 흐리고 저를 친일파로 만들어 버리는 분들에게 이의 있다”며 “기가 막힌 논점 절취의 오류이고 제 글과 인격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또 “반어법이나 문학적 표현조차 왜곡해 애국의 글이 친일로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이 기막힌 화학변화를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며 “정쟁과 진영논리에 우리의 이성이 이렇게 굴복해야 하는가라는 절망감도 든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