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이유 없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염려 속에 살다 주님 영접하고 염려에서 해방, 진정한 자유 얻어

입력 2023-03-13 03:09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천국에 가기 위해 교회에 다녔다. 그러다 중2 때, 고3인 교회 오빠에게 편지 한 통을 받으며 연애가 시작됐다. 혹시 아버지께 들킬까 봐 두려움 속에 편지를 받아 읽는 즉시 없애고, 시내에서 만날 때도 서로 건너편 도로로 걸었다. 기도하지 않고 결정해 하나님께 벌 받을까 봐 두려웠지만 15살에 처음 만난 오빠와 28살에 결혼을 했다.

결혼은 곧 행복인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첫 아이는 생후 2개월부터 병치레를 했고, 함께 사는 시어머니와 성격 차이로 불안하게 눈치를 살펴야 했다. 게다가 나에게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들한테도 무척 잘 해주는 남편까지, 온통 내겐 염려만 쌓여갔다. 여기에 소심한 성격까지 겹쳐 신경성 위장병이 생겨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 속이 쓰려 병원에 갈 때는 위암이 아닐까 하는 염려와 두려움이 나를 짓눌렀다. 몇 년 후 건강하던 친정어머니가 위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시자 염려를 넘어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 서울의 큰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하면서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해결하려 했다.

언젠가 늦둥이 두 아들을 데리고 모처럼 바다에 갔는데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간 남편이 보이지 않아 급히 해양경찰에 신고했다. 곧 시체로 떠오를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나 혼자 장례를 어떻게 치르지?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나. 그러면 재혼을 해야 하나. 아니, 말아야 하나?’ 등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길한 생각에 혼비백산 되었다. 출동한 경찰이 살펴보더니 수영 잘하며 오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염려는 갈수록 커졌고 하나님의 말씀은 들리지 않았다.

어느 날 염려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결단하고 모든 예배에 참석해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제자훈련과 사역훈련까지 받았다. 조금씩 좋아져 갈 때 친정 큰오빠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살려달라고 기도하는데 혈관계 질환의 가족력이 생각나며 또다시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때 동료 선생님이 자신 누나의 죽음과 장례식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죽음을 넘어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가득 찬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모습은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말씀과 간절한 기도로 그동안의 고민이 하나둘 해결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며 감격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전도는 하지 못했다.

그때 작은 교회에 다니던 언니의 “네가 진짜 봤니? 부활을 알아? 아니면 믿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머리로만 알고 있다는 생각에 ‘진짜 봤니?’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기 위해 수련회에 참석했다. 둘째 날, 기도 중에 뜬금없이 사도 바울이 생각났다. 오래전 사도 바울이 목숨을 내놓고 사역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왜 바울이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며 일생을 마쳤을까’ 하며 생각하는 순간, ‘그래, 부활을 봤구나!’는 감탄이 내 입에서 터져 나왔다. 고린도전서 15장의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내게도 보이셨다’는 말씀처럼 바울은 진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것이 확실했다.

‘그럼 지금까지 많은 기도 응답과 체험을 한 내 믿음은 뭔가?’ 다시 고민하는데 마태복음 12장의 예수님께서 선지자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다는 말씀이 떠올랐다. 부활의 표적은 어떤 종교도 흉내 낼 수 없는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였다. 마침 하나님께선 그동안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염려를 끌어안고 살았던 이유를 요한복음 16장을 통해 비춰주셨다.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구나, 전능자께서 다 이루어 놓으셨는데 내가 주인이 되어 염려했구나! 이것이 죄였구나!’ 드디어 나는 죄를 고백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하고 모든 염려에서 해방되며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얼마 후 남편으로부터 병원에 입원해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편은 과거 갑상선 이상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잠시 염려했지만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것을 주께 맡기라는 말씀을 붙잡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염려가 말끔히 사라졌다. 무엇보다 항상 눈치를 살피며 불안 가운데 지내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있었는데 어느새 내 몸이 이불 속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 따뜻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몇십 년 동안 맺혀 있던 응어리가 봄눈처럼 녹았다.

1년 전에 시내 외곽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한적한 시골에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밤에 혼자 있을 때는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교회에서 발행한 부활 교재를 큰 소리로 읽는 사이에 모든 두려움이 떠났다. 인간관계에 크게 걸려 넘어졌을 때도 부활 교재를 큰 소리로 읽으며 말씀에 집중했더니 모든 잡생각이 떠나가고 벌떡 일어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보다 당신과 함께하는 것을 가장 원하시기에 절대 우선순위를 놓치지 않는다. 날마다 내 몸 안에 들어오신 주님과 동행하며 새록새록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그분과의 대화 시간은 내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항상 나와 함께하시려고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을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이 사실을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한다.

엄예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