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64)씨가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기 성남수정경찰서가 밝혔다. 경찰은 오후 6시45분쯤 전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전씨를 발견했다. 타살 흔적이 없어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비서실장과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2018년 7월 경기지사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GH 사장 직무대행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전씨는 GH가 이 대표 자택의 옆집을 임대해 비선 캠프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뇌물수수 혐의 사건 공판에서 2019년 김 전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비서실장 자격으로 조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이날 “전씨가 2019년 5월 21일 김 전 회장 모친상에 조문한 이후 ‘남북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전씨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사업과 방북 비용 대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전씨는 수사대상이 아니므로 지금까지 소환조사를 한 적이 없다.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씨의 사망으로 이 대표 관련 의혹으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모두 다섯 명이 됐다. 지난해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배모씨의 지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날 법정에서 “대장동 사건 초기 ‘캠프 쪽 윗분이 보냈다’며 김모 변호사가 찾아왔다.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접견을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이 유씨 동향 탐지 목적에서 ‘감시용 변호사’를 보냈다는 주장이다.
유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판에 증인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심스러운 감정이 든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며 “도무지 (변호사가) 나를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대장동 관련 범행에 대해 증언하기로 마음을 바꾼 계기 중 하나가 이 대표 캠프 쪽에서 보냈다는 변호사였다는 설명이다.
성남=박재구 기자, 양한주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