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한눈에 비교해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오는 5월 구축된다. 연내에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플랫폼에 포함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2차 회의에서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오는 5월 구축 예정인 대환대출 플랫폼에는 53개 금융회사, 23개 비교 대출 플랫폼이 참여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은행 전체(19개)와 비은행권 주요 금융회사(저축은행 18개, 카드사 7개, 캐피털 9개)의 신용대출 상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이들이 전체 가계신용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금융 당국은 5월 플랫폼 구축 이후 매달 약 1조원이 플랫폼을 통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가동되면 영업점 방문 없이도 온라인으로 상환 정보 조회가 가능해지는 등 대출 갈아타기 절차가 간소화된다. 금융 당국은 금융업권·금융상품별 수수료율도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도상환 수수료와 상환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플랫폼에선 기존 대출의 원리금 등 일부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구축되면 금융권 내 실질적인 금리 경쟁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다양한 사업자가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중개 수수료도 상당 수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 대출 중개 플랫폼은 기존 저축은행 신용대출 중개 수수료를 2.0%에서 1.0%로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담대도 플랫폼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담대는 지난 1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1053조4000억원)의 약 76%(798조8000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이용자가 많다. 오화세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주담대는 가계신용대출과 달리 등기 이전 등 은행이 할 수 없는 절차가 있어 완전히 온라인으로 이뤄지게 할 수는 없다”며 “금융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담대 상품을 비교하고, 등기 이전 등과 관련한 법무 서비스는 전자문서 등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기존 오프라인에서 주담대 대환대출은 5~8일이 걸리지만, 이를 반나절에서 1~2일 정도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환대출이 쉬워지는 만큼 금융 안정성을 해칠 정도의 과도한 ‘머니무브’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특정 은행이 낮은 이자를 제시하면 대출 수요가 한 곳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은 6개월 이상 대출에 한해서만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