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대장동 사건 초기 ‘캠프 쪽 윗분이 보냈다’며 김모 변호사가 찾아왔다.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접견을 왔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이 대표 측이 유씨 동향 탐지 목적에서 ‘감시용 변호사’를 보냈다는 주장이다.
유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판에 증인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심스러운 감정이 든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며 “도무지 (변호사가) 나를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대장동 관련 범행에 대해 증언하기로 마음을 바꾼 계기 중 하나가 이 대표 캠프 쪽에서 보냈다는 변호사였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공판에서 유씨가 원치도 않는데 변호사 2명이 먼저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씨는 이날 “김 변호사가 전모 변호사를 소개했다. 전 변호사가 ‘그분이 보내서 왔다’며 찾아왔다”고 말했다. 검찰이 “감시하려고 새 변호사를 보냈다고 생각했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유씨는 “‘나는 이 대표를 위해 산다’고 10년간 자신을 세뇌해왔다”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분신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428억원 약정’ 의혹 관련 증언도 나왔다. 유씨는 “(김씨가) 절반의 지분을 우리 쪽에 주기로 했다”며 “(이 돈은) 정치를 하다가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도 김씨 지분 절반을 받기로 한 사실이 보고됐나”는 검찰 질문에 유씨는 “다 공유했다”고 답변했다.
유씨는 또 2020년 11월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선이 가까워지니 자금이 필요하다. 김만배 돈을 가져다 쓰자”고 말했고, 이에 김씨가 난색을 보였다는 증언도 했다. 유씨는 2021년 2~3월 김 전 부원장으로부터 “이 대표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도 했다. 김 전 부원장이 “돈이 없어 같이 일하는 애들이 너무 힘들어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