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에쓰오일 울산공장에 9조3000억원을 투입해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짓는 ‘샤힌 프로젝트’가 첫 삽을 떴다.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사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열린 기공식에 참석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각별한 우정과 신뢰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사우디 실권자이자 아람코 대주주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투자 물꼬를 텄다. 샤힌 프로젝트는 ‘제2 중동 붐’을 일으켜 복합위기를 타개하려는 윤석열정부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사우디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면서 “국제 표준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혁신 허브로 만들겠다. 특히 첨단산업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공식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두겸 울산시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지난 2018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1단계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포함하면 총투자비는 14조원에 이른다. 알 카타니 CEO는 “지금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 최적기라는 믿음으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사업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에쓰오일은 건설 기간에 최대 하루 1만7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동 이후에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경제적 효과 3조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공식을 마친 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제네시스 생산라인 등을 둘러봤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185만대를 한국에서 만들어 108만대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과 비교해 생산은 14.3%, 수출은 28.7% 증가하는 규모다.
김혜원 강창욱 문동성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