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마지막까지 분투한 안철수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심(尹心)’의 벽을 절감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다. 이런 연유로 윤석열정부의 ‘연대 보증인’을 자처했던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었다.
윤 대통령과 다시 손을 잡을지, 비윤(비윤석열)계 구심점으로 역할을 전환할지 등 안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특히 친윤(친윤석열)계 주도로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이 개정되면서 안 의원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됐다. 당내 기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안 의원 입장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당대표 선거에서 제외될 경우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했다.
안 의원은 8일 전당대회 결과 발표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당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은 날 끝까지 지지해주신 당원들께 정말로 감사하다.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막판 대통령실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에서 김기현 신임 대표를 지지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안 의원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비윤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비윤계 의원은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비윤계 의원들이 뭉치는 등 여러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다”며 “대통령실에는 그만큼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의원이 당분간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친윤계 재선의원은 “안 의원이 대통령실을 공격했던 것은 근시안적인 전략”이라면서 “대통령실과 김 대표, 친윤계 의원들이 ‘3각 축’을 형성하고 있어 안 의원의 향후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의 스킨십을 늘린 것은 안 의원에게 향후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당원들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안 의원에게 이번 당대표 선거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당원과의 접촉을 상당히 늘렸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안 의원이 다음 기회를 노리며, 지지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