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心’은 ‘尹心’ 택했다

입력 2023-03-09 04:06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한 몸이 돼서 민생을 살려내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선 김기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지도부가 해산된 이후 약 8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100%’로 치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힘 당원 절반 이상이 김 신임 대표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당심(黨心)’은 ‘윤심(尹心)’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윤계가 대거 당선돼 국민의힘의 친윤 색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신임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대표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52.93%(24만4163표) 득표율로 당권을 차지했다. 김 대표는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철수 의원(23.37%)을 29.56% 포인트 차로 멀찍이 따돌렸다.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각각 14.98%, 8.7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김 대표는 총선승리와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서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그 목표는 “첫째도 민생이고, 둘째도 민생이고, 셋째도 오로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과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당내 주류세력인 친윤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친윤계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결성,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안철수 의원을 둘러싼 ‘윤심’ 논란 등 국면마다 김 의원을 엄호했다. 친윤계는 ‘윤심은 김기현’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했다.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에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가 선출됐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뽑혔다. 이에 따라 지도부 역시 친윤계 인사들로 꾸려지게 됐다. 허은아·김용태·이기인 등 이준석계는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대통령실은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축하드린다”고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선에서 진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드는 데 모두 힘을 합쳐야 하는 소중한 분들”이라고 위로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