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 구림면 농협 공판장 주차장에서 8일 조합장 선거 투표를 위해 줄을 서 기다리던 유권자들이 70대 운전자가 몰던 화물트럭에 들이받혀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오전 10시 30분쯤 농협 주차장에서 A씨(74)가 운전하던 1t 화물트럭이 조합장 투표를 기다리던 인파를 향해 돌진했다. 피해자들은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투표하기 위해 건물 밖까지 줄을 서 있었다. 당시 20여ｍ 떨어진 사료 창고 인근에서 트럭이 투표소 입구로 갑자기 달려들어 대기 중이던 사람들 수십명을 들이받았다. 당시 투표장에는 100명가량, 밖에는 30~40명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B씨(80·여) 등 4명이 숨졌다. 4명은 중상, 나머지 1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들은 모두 50대 이상으로 14명은 70대 이상 고령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73세와 75세, 78세, 80세였다. 중상자 중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운전자는 사고를 인지하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지만 A씨 트럭은 멈추지 않았다. 트럭은 사람들을 연달아 친 다음 농협 차양 기둥을 들이받고 앞 인도까지 나간 뒤에야 멈췄다. 현장에는 주인을 잃은 신발과 마스크, 깨진 건물 유리창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졌다. 한 목격자는 “커다란 굉음이 들려 나와보니 사람이 트럭 아래 깔려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운전자 A씨를 체포했다. 순창경찰서는 “트럭 운전자는 제동장치를 가속 페달로 오인했다고 진술했다. 현재로서는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며 “운전자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약물검사도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긴급 출동해 피해자들을 순창의료원과 전주 예수병원, 광주기독병원,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으로 이송했다. 조석범 순창보건의료원장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분들이 치료받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며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순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