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찰학교 교육생들이 동급생을 집단으로 괴롭힌 정황이 드러나 학교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데 경찰관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마저 학폭이 발생한 게 사실이라면 참담하고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중앙경찰학교에 재학 중인 312기 교육생 A씨가 동급생 여러 명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지난 3일 교육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경찰학교는 해당 글을 올린 사람의 신분을 확인한 뒤 해당 교육생을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가해 교육생들은 A씨의 행동과 외모를 비아냥거리고 수업 중 A씨의 옷에 인공 눈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관계를 더 파악해 봐야겠지만 실제 그런 일들이 있었다면 집단 괴롭힘에 해당될 것이다. 집단 괴롭힘은 어느 학교나 직장에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지만 경찰학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중앙경찰학교는 공개채용 과정을 거쳐 선발된 예비 경찰관들이 순경이나 경장 등으로 임용되기 전 8개월간 교육을 받는 곳이다. 집단 괴롭힘 가해자가 범법자를 단죄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이 되는 건 어불성설이다.
경찰은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가해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피해자들이 더 있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A씨 사건이 알려진 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학교를 졸업한 현직 경찰관이라고 밝힌 사람이 자신도 교육생 시절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린 것을 보면 유사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엄정한 조사를 통해 가해자를 엄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측의 관리 책임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경찰은 수사기관인 만큼 내부 비리와 범죄 행위에 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