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주전 ‘방심과의 싸움’… “실책·사사구 줄여야 이긴다”

입력 2023-03-09 04:07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운데)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주전에 임하는 각오를 말하고 있다. 김현수는 “무조건 이기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강철호가 마주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행 신호등은 어떤 색일까.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를 상대로 WBC 첫 승에 도전한다. 대표팀이 치를 조별 라운드 4개 경기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맞대결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1차전이라는 상징성이 하나다. 기세 싸움이 중요한 단기전 특성상 첫 경기를 잡아야 남은 세 경기도 비교적 부담 없이 풀어나갈 수 있다. 실제 한국은 좋은 성적을 냈던 2006년 1회 대회와 2009년 2회 대회에선 첫 경기를 모두 잡아낸 반면 조별 라운드 탈락에 그친 3·4회 대회에선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 각각 덜미를 잡혔다.

조 편성 측면에서도 호주는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중국·체코보단 명백히 강한 상대지만 역대 최강 전력이란 평가까지 받는 일본엔 한참 모자라다. 일본을 논외로 하고 남은 한 장의 8강행 티켓을 한국과 다툴 것이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1패 이상의 타격을 입는 셈이다.

객관적 이름값이나 전력은 한국의 우위다. 호주 선수단은 대부분 하위 레벨 마이너리거나 자국 리그 선수들로 꾸려졌다. 호주 선발투수로 내정된 잭 올로클린만 해도 마이너리그 싱글 A와 루키 리그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대표팀이 수비에서 무너진다면 승리는 단번에 멀어진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은 지난 6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평가전에서 계속된 실책으로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사사구 역시 경계 대상이다. ‘펀치력’이 좋은 호주 타자들을 요리하려면 변화구 제구가 필수다. 9일 경기 선발투수로 고영표를 내세운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낙폭 큰 체인지업을 활용해 최대한 땅볼을 끌어내는 게 임무다.

대표팀은 8일 도쿄돔에서 B조 5개국 중 첫 번째 순서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수비와 타격 훈련이 주를 이룬 가운데 강백호의 파워가 눈에 띄었다. 풀 스윙을 아끼지 않으며 연신 도쿄돔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대형 타구를 쏟아냈다.

직후 그라운드를 밟은 호주 타자들도 위협적인 힘을 자랑했다. 특히 1루수 릭슨 윈그로브는 배팅볼 5개 중 무려 4개를 잇달아 담장 밖까지 날려 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대표팀은 상대의 객관적 전력에 관계 없이 방심하지 않고 승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도쿄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통계로 나와 있는 전력상으론 우리가 우위”라면서도 “절대 강자와 싸운다는 정신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라는 마음가짐으로 한 이닝 한 이닝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캡틴’ 김현수는 “호주에 까다로운 좌완 투수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무조건 이기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은 “한국은 매우 탄탄한 팀”이라며 “접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