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시대 최대 규모의 분구묘(墳丘墓)가 전북 고창군 봉덕리 고분군에서 확인됐다. 고창군은 8일 ‘전북마한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 일환’으로 추진중인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사진)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고창군은 조사 결과 3호분의 길이가 남북 85m, 동서 70m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마한 분구묘 중 가장 큰 규모다. 분구묘는 흙 등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안에 매장시설을 설치하는 무덤 양식이다.
분구 축조는 3∼5세기 250여년에 걸쳐 높게 쌓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쌓여진 성토층에서는 3세기 매장시설(통나무관, 목관)과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후 만들어진 성토층에서는 5세기경의 옹관 등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3호분의 분구 축조 방식을 확인한 점이 큰 성과라고 군은 설명했다. 3호분은 격자 상으로 구획한 다음 성토 경계를 토괴(土塊·흙덩이)로 구분해 쌓아 올렸는데, 점토와 사질(점)토를 번갈아 가면서 쌓고 있어 판축기법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 서쪽 사면의 경우 단단하게 다져진 상태로 조사됐다.
마한 분구묘는 나주, 무안, 영암, 해남 등 영산강 유역권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창 3호분이 수직성토와 격자망 구획에 의한 구획성토의 흔적이 가장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19년~2022년 시굴조사에 이어 올해 2월부터 분구의 북서쪽 사면부에 대해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분의 사적 지정 확대 추진과 더불어 인근의 만동유적, 태봉 토성 등을 포함한 학술조사와 유적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