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새내기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성공일(30) 소방사는 6일 오후 8시 33분쯤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러 집안으로 뛰어들었다가 순직했다.
성 소방사는 당시 동료들과 함께 할머니를 구조했으나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는 얘기에 곧바로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하지만 불이 삽시간에 목조주택 전체로 번지며 화염과 연기가 뿜어져 나온 탓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70대 남성과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성 소방사는 지난해 5월 임용된 뒤 화재와 인명 구조 현장에서 묵묵히 활약해왔다. 오는 16일 생일을 앞뒀던 그는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그날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 소방사 어머니는 7일 빈소에서 “우리 아들 좀 제발 살려달라”며 오열했다. 아버지는 “어렵게 소방공무원에 합격하던 날 밝게 웃던 아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울먹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며 “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고 위로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관영 전북도지사, 강황수 전북경찰청장 등 각계 인사들은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장례는 전북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9일 김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엄수된다. 정부는 성 소방사에게 1계급 특진(소방교)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김제=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