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응해 하이브가 내세울 만한 전략으로 크게 2가지가 거론된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이미 15.78% 확보한 만큼 중도 포기보다는 지분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카카오의 ‘15만원’에 맞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SM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7일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가격을 높여 공개매수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렇게 되면 SM의 기업 가치가 하이브보다 높아진 상황인데 하이브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5만원은 SM의 주가수익비율(PER)을 40배로 본 것으로, 현재 주요 엔터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16만원은 의미 없고, 18만원 정도는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16만원이 넘어가는 구간부터는 하이브도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 재무적인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대신 장내 매수로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하이브는 지난달 SM 공개매수 기간에 진행된 대규모 매집에 대해 ‘방해 목적의 시세조작’이라고 주장해 왔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기간에 장내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
하이브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사회 장악을 위한 SM 주주총회가 오는 31일 열리는 만큼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