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육단체, 공감·경청으로 학폭 청소년 보듬다

입력 2023-03-08 03:01
학교폭력 및 청소년 자살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기독교 대안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학교 폭력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삽화. 연합뉴스
학교폭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대화모임과 상담치유 등을 통해 청소년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기독교적 대안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7일 국민일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의 ‘연도별 청소년 학교폭력 검거 건수’에 따르면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고 대면 수업이 확대된 2022년 학교폭력 검거 건수는 총 1만4432건이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의 검거 건수 1만1331건, 1만1968건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다.


청소년의 자살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당시 327명이었던 청소년 자살자는 매년 늘어 2021년에는 440명을 기록했다.

이에 청소년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기독교적 대안 교육은 그중 하나다.

기독교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대표 한성준)은 ‘회복적 생활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학폭 가해자와 피해자, 학부모 간의 대화를 적극 유도해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학생(19·여)은 해당 교육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대표적 사례다. 그는 같은 반 B학생과 사소한 오해로 갈등을 빚었고, 이후 지속적인 욕설과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A학생은 견디지 못하고 회복적 대화모임을 신청했다. 두 학생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A학생은 “피하지 않고 용기를 내 대화해 보니 실상 문제는 별것 아님에도 상호 간 선입견과 오해가 이를 키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모두에게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고 동시에 사과를 하니 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학교에서 자유학기 수업으로 채택된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대표 최새롬)의 ‘해피투게더 상담치유 교육’도 청소년을 회복시키는 대안교육이다. 이는 감정 교육, 공감·경청 교육, 사회성 교육 세 단계로 이뤄진다. 최새롬 대표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만들어주고 상담사 등에게 그 감정이 수용받는 경험을 통해 내재돼 있는 분노가 해소되게 한다. 이어 타인들과의 다름을 인정, 공감, 경청하는 방법을 습득하게 한다. 끝으로 집단원과의 협동심을 바탕으로 한 소속감 증진을 통해 사회성을 개발시킨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C학생(13)은 학폭과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고 대인기피증 및 우울증에 시달렸으나 해피투게더 교육을 접하면서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해당 교육을 통해 자존감이 회복되고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느꼈다”며 “자신이 패배자가 아님을 알게 하고 죽음에서 삶의 길로 인도해주는 교육은 마음이 상해 있는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