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黃,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 합동공세… 김기현 “내 영역 밖에서 일어난 일” 진화

입력 2023-03-08 04:08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황교안(왼쪽) 후보와 함께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과 관련해 김기현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마지막 ARS 당원투표가 진행된 7일 당권 주자들은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한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안철수 의원과 황교안 후보는 전당대회 막판에 터진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과 관련해 김기현 의원에 대한 합동 공격에 나섰다.

안 의원은 황 후보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에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이미 김 의원은 국민의힘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다”며 “즉각 사퇴해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 후보는 회견 후 페이스북에서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력한 대여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되더라도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안 의원은 김 의원 당선 시 ‘경선 불복’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선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은 안 의원 측의 제안을 황 후보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다만 투표 마지막 날에 이뤄진 두 후보의 공동 대응이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는 알 수 없다.

안 의원 측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단톡방에서 김 의원을 지지했다고 지목된 행정관이 시민사회수석실 소속이다.

천하람 후보는 안·황 후보와는 거리를 뒀다.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두 후보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차분해야 한다. 전당대회 불복이나 과격한 투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안·황 후보의 공세에 “막장 내부 총질”이라고 반발하며 의혹 진화에 주력했다. 김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은) 내가 관여한 것도 아니고 내 영역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혹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해당 행정관의 일탈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친목방에 정치적 의견을 올린다고 거기 가입한 공무원이 책임지라고 하니 좀 황당하다”고 말했다. 경쟁 후보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황당하다”고 했다. 울산 땅 투기 의혹에 관해선 “1800배 이익을 봤다거나 내 땅 밑으로 터널을 뚫으려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