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집을 4억에… 실거래가 거짓신고 25% ‘강남 3구’

입력 2023-03-08 04:05
사진=연합뉴스

최근 5년간 서울에서 적발된 부동산 실거래가 거짓신고 4건 중 1건이 소위 ‘강남 3구’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이들 중엔 실거래가격의 절반 금액만 신고해 세금 상당액을 회피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7일 서울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확인된 부동산 거짓신고는 583건으로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가장 많은 103건(17.7%)을 차지했다. 함께 강남권으로 묶이는 송파(41건)와 서초(4건)를 포함한 실거래가 신고 위반건수는 148건으로 전체의 25.4%였다.

강남구과 함께 동작구(62건) 서대문구·강서구(각 43건) 송파구(41건)가 위반건수 상위 5위에 올랐다. 이어 강동구 32건, 은평구 28건, 용산구 26건, 금천구 25건, 성북구 24건, 도봉구 23건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실거래가 거짓신고에 연루된 위반인원은 모두 1130명으로 이들에게 과태료 138억3566만원이 부과됐다. 209명에게 37억7033만원이 부과된 강남구가 전체 과태료의 27.3%를 차지할 정도로 위반 규모가 컸다. 부동산 거짓신고는 세금 회피, 대출한도 상향, 시세 조작 등을 위해 실제 거래가격이나 계약일자를 다르게 신고하는 행위다. 부동산 거래 시에는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부동산 소재지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한다.

2021년 송파구 송파동에서는 8억2000만원짜리 거래를 절반도 안 되는 4억원으로 신고한 이들이 적발돼 4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지난해 마포구 성산동에서는 11억5000만원에 산 땅을 절반 수준인 6억원에 거래한 것으로 신고한 매수인이 자진신고하기도 했다. 같은 사람이 여러 번 과태료를 맞은 사례는 전체 위반건수 583건 중 146건으로 25.0%였다. 지난해 1년 동안 관악구에서만 9차례 거짓신고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우도 있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