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2% 성장 ‘미래 먹거리’… 삼성·LG ‘OLED TV’ 올인

입력 2023-03-08 04:04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에서 77형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오른쪽은 LG전자의 2023년형 올레드 에보 신제품. 삼성전자, LG전자 제공

올해 TV 시장에서 OLED TV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TV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올해 TV 시장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OLED TV의 앞날은 밝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741만대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도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올해 910만대에서 2027년 1410만대로 연평균 11.6% 성장한다고 관측했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화이트올레드(WOLED) 출하량은 760만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출하량은 150만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로 10년째 OLED TV를 판매 중인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TV 진입을 내심 반긴다. 경쟁을 통해 OLED 시장이 더 확대할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10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LG전자는 올해 1월 CES 2023에서 최대 70% 밝아진 올레드 에보, 세계 최초로 4K 120㎐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무선 솔루션을 탑재한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했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한국 시장에 네오 QLED와 OLED TV 신제품을 내놓는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출시하는 건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OLED TV를 내놨다가 수율 문제 등으로 철수하고, 이후에는 LCD 패널을 사용한 TV만 만들어왔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와 OLED TV를 모두 프리미엄 라인업에 배치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OLED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OLED TV 없이도 17년 연속 TV 판매 세계 1위를 지켰지만, 미래를 준비하려면 ‘디스플레이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CD 디스플레이는 현재 전량을 중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LCD에서 철수했다.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TV 업체와 차별화를 꾀하려면 OLED를 적극적으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OLED를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개발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었다. QD OLED는 기존 OLED보다 색재현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77·65·55형 OLED TV를 선보인다. 가격은 같은 크기의 네오 QLED TV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네오 QLED 75형이 809만원인데, OLED TV 77형이 799만원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