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1> 빛과 소금, 그리고 등불

입력 2023-03-07 03:05 수정 2023-03-27 20:57
“예수님은 가르치실 때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제자 마태가 한 말이다. 그만큼 예수님은 천국 복음을 전하시고 가르치실 때 많은 비유들을 사용하셨다. 왜 그러셨을까? 천국 복음은 아주 심오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유로 말하지 않으면 알아듣기 쉽지 않다. 김영진(성서원 회장) 시인이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비유를 40개로 간추려 읽기 쉽도록 4행 4연의 시로 만들었다. 사순절 둘째 주부터 매주 화요일 ‘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를 연재한다. 예수가 창작한 40개 비유를 풍부한 문학적 감성으로 풀어놓은 비유시를 읽고 묵상하면서 하늘나라의 심오한 진리를 깨닫는 거룩한 즐거움에 빠져보자.

고대 이스라엘의 등불.

너희는 세상의 빛
산 위에 세운 마을 숨길 수 없어
사람 눈에 띄게 마련이니
너희도 세상에 널리 빛을 비추어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다만 밖에 버려져 짓밟힐 뿐이니
소금 맛 잃지 말고 살아라

그 누군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 두겠느냐
침상 아래 놓아두겠느냐
마땅히 등경 위에 올려 두지 않겠느냐

등불 같은 너희는 착한 행실로
어두운 세상 비추는 빛이 되고
세상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 되어
사람들로 하늘 아버지께 영광 돌리게 하여라

<해설>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 시절, 갈릴리의 어느 야산에서 가르치신 산상수훈 가운데 나오는 비유다(마 5:13-16).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난다(막 4:21-22; 눅 8:16-17; 11:33). 이 비유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사람이 등불을 켜는 이유는 그 등불의 빛을 숨기거나 감춰두기 위함이 아니고, 온 사방에 널리 비추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찬가지로 복음의 빛을 받아들인 등불 같은 사람들은 드러나지 않게 숨어선 안 되고, 그 복음에 따른 착한 행실을 사방에 널리 나타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빛처럼,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처럼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궁극적 목적은 빛과 소금 같은 선한 행실을 통해 뭇 사람들이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끔 만드는 것이다.

김영진 시인
약력=△감리교신학대학원 졸 △한국잡지협회 회장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이사장 △성서원 50년 경영 △대통령 표창 △은관문화훈장 △펜문학상 △성경전장 시집 △김영진 문학관 운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