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다시 본궤도

입력 2023-03-07 04:08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6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이날 환경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 제2공항 사업이 환경부 문턱을 넘었다.

환경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조건부 협의(동의)’ 의견을 담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제주 남동쪽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545만7000㎡ 부지로 예정된 제주 신공항 사업은 길이 트이게 됐다. 환경부는 “한국환경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기관의 검토를 거친 결과 2019년부터 3년 이상 평가서 보완 과정을 거쳐 자연 및 생활환경에 대한 환경보전 대책이 마련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9년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환경부에 냈다. 이후 본안 제출, 1차 보완 및 추가 보완 작업까지 거쳤으나 환경부는 결국 평가서를 반려했다. ‘조류와 서식지 보호’ ‘항공기 소음 영향’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 보호’ ‘천연기념물 두견이와 남방큰돌고래 보호 대책’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였다.

국토부는 현 정부 들어 지난 1월 환경부에 다시 협의를 요청해 결국 조건부 동의를 받아냈다. 제2공항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지역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동의로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된 건 아니다.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뒤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야 하는데 제주특별법에 따라 협의기관은 환경부가 아닌 제주도다. 제주도 내 여론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제주도에 환경영향평가 판단을 미뤘고, 국토부는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개최를 진행하지 않는 등 제주도민을 배제했다”며 “7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로서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제2공항 건설 반대 단체들은 전체 주민투표를 요구했지만, 찬성하는 측에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도경 기자, 제주=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