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당대회 참석… 金 “조직표 결집”·安 “반감표 동력”

입력 2023-03-07 00:05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 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웃고 있다(왼쪽 사진).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서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선거개입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참석 계획이 미리 공개된 것이 당원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대통령 주간 일정을 공지하며 전당대회 참석을 공식화했다. 4일부터 시작된 전당대회 당원투표 직전이었다. 그간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경호 문제상 사전 공지 없이 이뤄져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윤심(尹心)’에 대한 당원들의 평가가 투표에 반영될 여지가 커진 셈이다.

김기현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는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당대회 당일에 결선 없는 1차 과반 승리라는 ‘선물’을 안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윤계를 비롯해 김 의원을 지지하는 당 안팎의 조직이 막판까지 표를 끌어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뛰는 중”이라며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접 오는데 어정쩡하게 결선까지 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는 윤심이 김 의원을 향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 자체가 세 결집에 호재가 된다고 보고 있다. 친윤계 한 재선의원은 “전당대회 막판에 상대 후보들이 대통령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참석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원들 사이에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이런 분위기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투표가 시작된 첫날인 6일 전당대회 투표율은 53.13%(83만7236명 중 44만4833명 투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모바일 당원투표만으로 2021년 전당대회의 최고 흥행 기록(45.36%)을 갈아치운 데 이어 투표율 50% 벽마저 넘긴 것이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은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당무에 개입한다는 인상만 줄 것”이라며 “오히려 반감을 가진 부동층의 투표 참여를 일으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후보도 “대통령실이 유력 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히는 등 노골적 행보를 보인 상황이라 대통령이 참석해도 그 의미는 좀 퇴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들은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두고 밑바닥 표심 끌어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과반 굳히기’에 돌입한 김 의원은 나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김 의원을 홍보하고 안 의원을 비방했다는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실 행정관이 전당대회에 개입한 명백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대통령실이 오늘 중으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은 왜 이렇게 대통령실에 큰 폐를 끼치나”고 비판했다. 황교안 후보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그래서 대통령 팔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수차례 경고했던 것”이라며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김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