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최대 광역상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 20%가 14년 만에 붕괴했다. 극심한 가뭄에 따른 물 부족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동복댐 저수율도 곧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30년 만의 제한급수 우려가 커졌다.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는 주암댐 저수율이 6일 0시 기준 19.7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6일 저수율 30% 붕괴 후 80여일 만이고 2009년 4월 10일 19.8% 이후 14년 만의 10%대 저수율이다. 저수량 역시 지난달 28일 1억t 이하로 하락한 데 이어 9000만t 유지도 위협받고 있다.
순천시 주암면에 들어선 주암댐은 광주 5개 자치구 중 3곳, 전남 22개 지자체 중 11개 시·군의 식수원이다. 여수국가산단과 광양국가산단에 공업용수도 공급하는 등 연간 5억t의 생활·공업용수를 대고 있다.
광주 2개 자치구와 전남 나머지 11개 시·군을 책임지는 전남 화순 동복댐 저수율도 20.62%로, 당분간 비 소식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10%대 진입이 유력하다. 이대로라면 오는 11일을 전후해 10%대가 불가피하다. 동복댐은 지난해 12월 2일 29.6%로 30% 저수율이 무너진 지 3개월 만에 다시 20% 붕괴가 다가온 상황이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가뭄이 이어질 경우 5월이면 주요 상수원인 주암댐과 동복댐 저수율이 제한급수 기준치 7%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1993년 6월 156일간 제한급수가 이뤄졌다. 수돗물 공급 가능일수는 현재 주암댐이 86일, 동복댐이 112일에 그치고 있다.
광주시는 시민들을 상대로 물 절약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량 급수처와 대형 건물 등에 수돗물 20% 절약 실천을 권장하지만 절수운동 피로도가 누적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바닥이 훤히 드러난 동복댐의 완전 고갈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앞서 제한급수에 들어간 전남 섬 지역뿐 아니라 광주 도심의 수돗물 제한급수도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3월 중 평년 수준의 비라도 내리기를 바라고 있다”며 “제한급수를 피하려면 시민들의 물 절약 실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