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초반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 4명은 아전인수 격의 해석을 내놓으며 승리를 자신했다.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는 “조직표의 힘”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침묵하던 반란표”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4∼5일 이틀 동안 실시된 모바일 투표율이 47.51%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당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가운데 39만7805명이 모바일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2021년 전당대회의 최종 당원 득표율(45.36%)을 이미 넘어섰다. 6∼7일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과 관련해 50%를 훌쩍 넘겨 60%대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높은 투표율의 원동력은 우리 당이 내부분란을 이제 끝내고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치단합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당원들의 강력한 의지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을 적극 지지해야 안정 속 개혁을 이룰 수 있겠다는 당원들의 판단이 투표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자신을 겨냥한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해 “전당대회를 내부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한 것에 대한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지식의칼’에 출연해서도 “아슬아슬 턱걸이하듯 대표가 되면 리더십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김기현을 확실히 찍어줘서 높게 당선되면 당을 하나로 만들어갈 힘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천하람 후보 측은 “침묵하던 부동층이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33만명에 못 미치던 당원 규모가 이번에는 84만명 가까이 불어났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이변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를 펼쳤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통 투표율이 낮을 때는 동원 투표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지만 벌써 동원 투표의 위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열풍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에 대한 비방과 김 의원 지지가 이뤄졌다는 보도와 관련해 “모두 다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길”이라며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창원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마치 국민의힘이 자기들 것인 양 가짜 주인행세 하는 것에 대한 심판투표”라며 “(높은 투표율은) 천하람 태풍”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제가 김기현 의원의 부동산 비리 관련 얘기를 하면서 이게 핫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의 울산 땅 의혹을 계속 추궁했다. 황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토지 원소유주이자) 재개발 조합장 A씨와의 관계에 대해 소상히 밝히라”며 “김 의원은 A씨로부터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에 유무형의 도움을 받고, 재개발 사업을 단기간에 승인해주는 등 특혜를 줬다고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박민지 구자창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