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부활의 눈물… HSBC 챔피언십 2연패

입력 2023-03-06 04:04
고진영이 5일 싱가포르 센토사GC 탄종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진영(28·솔레어)이 대회 2연패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고진영은 5일 싱가포르 센토사GC 탄종코스(파72·677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4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넬리 코다(미국)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약 3억5000만원)다. 고진영은 1년전 이 대회에서 통산 13승째를 거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다 백투백 우승으로 14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25승의 박세리(46), 21승의 박인비(35·KB금융그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많은 승수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작년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이후 9개월, 18경기째 멈춰섰던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고진영은 작년 시즌 중반에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하반기에는 출전하면 컷 탈락을 했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면서 부동의 1위로 여겨졌던 세계랭킹이 현재는 5위까지 내려 앉았다.

그랬던 그가 겨울 내내 명상을 겸한 스윙 가다듬기에 나서면서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그리고 지난주 끝난 LPGA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면서 부활 조짐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날에는 8언더파를 몰아쳐 전성기 때 샷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고진영은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2위 그룹과 간격을 3타 차로 벌렸다.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고 2위에서 추격하던 재미동포 대니얼 강(30)이 13번홀(파5) 버디를 잡아 1타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13번홀(파5)에서 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2타 차로 달아났다. 이후 갑자기 내린 폭우로 경기가 약 1시간 정도 중단됐다. 그러나 고진영은 나머지 3개홀에서 고도의 평정심으로 파를 지켜낸 뒤 오랜만에 맛보는 우승이 가져다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고진영은 “아무도 못한 대회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니 영광”이라며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리고 결실을 맺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고진영에 이어 김효주(28·롯데)가 공동 8위로 ‘톱10’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맏언니’ 지은희(37·한화큐셀)는 공동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