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신학대 ‘벚꽃엔딩’ 위기감

입력 2023-03-06 03:01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 소멸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방 신학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지방 신학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생교육, 외국인 학생 유치 등 다양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택 우석대 교육학과 교수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입생 수가 줄어드는 건 다양한 이유에서 기인한다. 인구 감소는 물론 대학 진학을 하는 학생 비율 자체도 줄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수도권으로 몰렸고 지방대 위기는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남식 인천재능대 총장도 “대학에 가야 할 사람보다 대학의 정원이 훨씬 많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 신학대는 신입생 유치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대전신학대학교(총장 김영권)는 2023학년도 학부 신입생 추가 모집에 나서면서 신입생에게 1학기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 소재 신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한신대(총장 강성영)는 이번 학기부터 신대원 신입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온라인 신학연구석사(MTS) 과정도 추가로 개설키로 했다. 지난해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대원 예배당에서 열린 ‘한신대 신학생 전액 장학금 운동본부 발대식 및 후원 감사의 날’에서 밝힌 내용이다.

경영난 우려가 현실이 된 경우도 있다. 초교파 기독교 교육기관인 경기 신안산대학교(총장 강성락)는 수년간 신입생 모집 미달사태와 학생 수 감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 1일 교직원의 30%를 정리해고 했다. 올해 개강 날짜도 2일에서 오는 13일로 연기했다. 전북 한일장신대학교(총장 채은하) 신학대학원은 일부학과에서 신입생을 추가 모집했고, 부산 고신대학교(총장 이병수)는 8차까지 신입생 추가모집을 진행했지만 두 학교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신학기를 시작했다.

이에 지방 신학대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 교수는 “우석대는 대학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어르신과 외국 유학생을 신입생으로 유치해 학교 교육의 길을 제공하고 있다”며 “대학이 고교를 졸업한 학생에게만 집중하기보다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일반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총장도 “대학 정원을 줄이는 정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국 고등학생만 신입생으로 뽑는다는 개념을 버리고 평생교육과 국제교육 분야로 범위를 확산해야 한다”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힘써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평생교육과 국제교육도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현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