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등에 업은 ‘새희망홀씨’… 반등 가능할까

입력 2023-03-06 04:05

금융당국이 서민층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새희망홀씨 공급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새희망홀씨는 저소득자 등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이지만 공급 규모는 3년 연속 감소했다. 정부는 최소한 전년 목표치인 3조5000억원 이상으로 공급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 관련 대책이 발표될 예정인데 관건은 은행권이 얼마나 협조할지 여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 상품 규모를 확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새희망홀씨는 저소득·저신용자가 2금융권이 아닌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은행권 서민금융 상품으로, 2010년 11월 출시됐다. 연 10.5% 이내의 금리를 제공하며, 전체 공급 규모의 약 80%는 4대 시중은행이 담당한다. 공급 규모는 2019년 3조7600억원에서 2021년 3조17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11월 공급 실적도 2조1800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별로 어느 정도까지 공급 규모를 높일 수 있을지 협의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금리 인하 등을 비롯해 공급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은행권과 협의를 마친 뒤 이달 말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일반 가계 신용대출의 감소폭에 비해 새희망홀씨 공급 규모 감소폭은 완만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상공인 대상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지속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올해 새희망홀씨 공급 목표를 전년(3조5000억원)보다 더 많이 잡을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새희망홀씨 대출 한도를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미 신한·하나 등 일부 시중은행은 새희망홀씨 대출 신규 금리를 1% 포인트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월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에서 “새희망홀씨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공급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희망홀씨는 다른 정책서민금융 상품과 달리 100% 은행 자체 재원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유동성·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대출 규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고금리 시기에 전반적인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