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꺾고 ‘통합 3연패’를 향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대 0(25-17 25-20 25-22) 셧아웃 승리했다. 대한한공은 24승 9패(승점 71)로 2위 현대캐피탈(승점 66점)과 격차를 승점 5점으로 벌렸다. 남은 경기가 단 3경기뿐인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를 목전에 뒀다.
1·2위 간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인 이날 경기는 챔프전 예고편으로도 배구계 관심이 집중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몰려든 취재진에 놀란 듯 “What happen(무슨 일이냐)?”며 “야구, 축구에 이슈가 없냐”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중요한 경기”라며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다. 흥분된다”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역전 우승을 위해선 오늘을 딛고 가야 한다. 그날을 위해서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대한항공은 강력한 서브로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이 1세트에만 서브 3개를 성공시키는 등 8득점(공격성공률 80%)으로 공격을 이끌면서 25-17로 크게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리시브효율이 13.64%에 그쳤다.
2세트도 대한항공이 기세를 잡으며 13-8까지 점수를 벌렸고 그대로 세트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3세트 서브 득점만 5점을 내며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링컨이 20점으로 경기 최다득점을 올렸고, 정지석과 정한용이 각 14점, 7점으로 뒷받침했다. 링컨은 “최근 경기에서 컨디션을 찾았고 좋은 승리였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봄배구’를 앞두고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2위 현대캐피탈과의 상대전적은 5승 1패로 압도적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가 왔을 때 제대로 이겨내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다음 주 또 경기가 있다. 그 경기도 우리에겐 결승전”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최 감독은 “오늘 대한항공의 서브는 본 적이 없는 수준이었다. 올시즌 최고의 경기력이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뒤집히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며 “끝까지 역전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