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5일 공개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12일~26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집값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9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유형별로 건설·시행·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부동산 시장 전문가의 95%가 올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이들이 지난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던 비율(36%)과 비교하면 2.6배 수준으로 늘었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은행 내 자산관리 전담 직원인 프라이빗뱅커(PB)도 각각 96%, 92%가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이 지난해 집값 하락을 예상한 비율은 각각 62%, 48%로 역시 올해 들어 급증했다.
예상 하락폭은 응답자별로 차이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와 PB는 각각 가장 많은 34%, 45%가 ‘3~5%’ 수준의 하락을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의 경우 ‘5% 이상’과 ‘1~3%’ 하락을 전망한 비율이 각각 26%, 25%로 비슷했다. PB는 3~5% 하락을 전망한 비율이 29%로 시장 전문가보다 높았다. 1~3% 하락을 예상한 PB는 14%였다.
주택 거래 현장에서 일하는 중개업자들은 절반에 가까운 46%가 5% 넘는 하락폭을 예상했다. 이들은 수도권 집값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35%가 5% 이상 하락을 예상했다. 이와 달리 시장 전문가는 1~3% 하락이 가장 많은 응답률(35%)을 보였다. 연구팀은 “주택가격 하락기에 시장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주택시장 분위기 반전 시기에 대해서는 중개업소(53%) PB(47%) 시장 전문가(45%) 모두 ‘내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집값 반등 시점을 2025년으로 본 응답자는 PB가 40%로 가장 많고 시장 전문가 34%, 중개업소 29% 순이었다. 중개업소는 집값 하락폭이 큰 대신 반등이 빠를 것으로 보고, 전문가는 완만한 하락과 상승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지역별로 전문가 상당수는 대구 인천의 위축을 우려했다”며 “주택경기가 양호할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를 꼽은 것을 보면 수도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긍정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